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폭락하면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떨어졌다.

3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3.15% 떨어진 1,7191.2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오전 한때 낙폭을 3.77%까지 확대해 1,7080선까지 밀렸다.

노무라홀딩스는 부진한 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10.27% 폭락 마감했다.

토픽스 지수도 3.15% 급락한 1406.27로 장을 마쳤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4% 떨어진 1,890.67에 거래를 끝냈다.

호주 S&P/ASX 200지수는 전날보다 2.33% 내렸다.

특히 호주 최대 광산업체 BHP빌리턴이 4.36% 폭락하는 등 원자재 관련주의 낙폭이 컸다.

중국 증시도 하락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오후 3시 15분 현재 전날보다 1.19% 떨어진 2716.86에, 선전종합지수는 0.56% 내린 1719.40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로 구성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HSCEI)는 3.03% 하락한 7814.77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증권사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 37조원 상당이 기초자산으로 삼는 홍콩H지수는 오전 한때 낙폭을 3.5% 이상 확대하면서 7,770선까지 밀렸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국제 유가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데다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외환시장도 국제유가 폭락에 일본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일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19.3원으로 전날보다 11.9원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는 2010년 6월 15일 기록한 1,227.70원 이후 5년 8개월만에 최고치다.

국제유가는 중국을 필두로 한 세계경제의 성장둔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이틀 새 11% 넘게 폭락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은 배럴당 29.88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다시 3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일본 도쿄 도내에서 열린 강연에서 "필요한 경우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지난달 29일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0.1%)의 폭을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가 금융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마크 스미스 ANZ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본은행의 마이너스금리 도입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세계 경제 상황이 생각보다 안 좋고,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유가 폭락에서 비롯된 디플레이션과 맞서 싸우는 데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