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여객 부문의 성장과 국제유가의 급락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이 모멘텀(상승 동력)을 확보했다며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1497억6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매출액은 2조9150억원으로 1.2%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한 921억1200만원을 기록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이 시장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를 각각 4.2%와 5.2% 웃돌았다"며 "국제선 여객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저유가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류비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전년 동기보다 28.2% 감소한 6629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여객수요 증가와 저유가에 따른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윤 연구원은 "대한항공 매출의 약 60%가 여객에서 나오기 때문에 여객 부문 성장 여부와 수익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여객 부문은 올해도 고성장하며 수익성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연료 유류비 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 당 55달러라고 가정했을 때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85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일(현지시간) WTI 3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1.74달러(5.5%) 떨어진 배럴당 29.8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계열사인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가능성은 주가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은 지분 33%를 보유 중이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열사 지원 부담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는 시기"라며 "한진해운의 작년 4분기 순손실이 1854억원을 기록한 만큼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지원 여부 및 방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KB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3만2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내려잡았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