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카지노주 '게임의 승자'는 강원랜드
아시아 카지노주들이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부패척결 정책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파라다이스 GKL(그랜드코리아레저) 등 국내 카지노주는 물론 샌즈차이나 갤럭시엔터테인먼트 윈마카오 SJM홀딩스 등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마카오 카지노주도 중국인 고객 감소로 최근 1년간 동반 급락했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같은 기간 주가가 급등하며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카지노株, 추풍낙엽 신세

파라다이스는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09% 내린 1만4050원에 마감했다. 최근 1년 새 46.57% 하락했다. GKL도 1년 새 42.67% 떨어졌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인 두 회사 주가가 반토막난 것은 부진한 실적 탓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6.3% 감소한 661억원, GKL은 16.37% 줄어든 1236억원을 각각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정부가 중국인 부유층의 카지노 이용을 옥죄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마카오와 한국을 찾는 중국인 카지노 고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마카오 정부는 최근 마카오 전당포와 보석상의 현금 인출 서비스를 금지했다. 중국 금융결제망 업체인 유니온페이의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자금 인출도 제한했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인 VIP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 카지노업체 직원 10여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마카오 카지노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았다. 마카오 도박감찰협조국(GICB)은 지난해 마카오 도박산업 수입이 2308억4000만파타카(약 33조7200억원)로 전년(3515억2100만파타카)보다 34.3% 감소했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지난해 카지노 수입은 2010년(1883억4300만파타카)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윈마카오(-61.81%) SJM홀딩스(-55.98%) MGM차이나홀딩스(-50.84%) 갤럭시엔터(-40.76%) 샌즈차이나(-29.12%) 등 마카오 카지노 업체 주가도 최근 1년 새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강원랜드, 여전히 호재 많다

아시아 카지노주가 휘청이는 가운데 강원랜드는 1년 새 29.01% 올랐다. 실적 호조 덕분이다. 강원랜드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보다 18.66% 늘어난 60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 비중은 1~2%에 그친다. 국내 고객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중국 정부의 규제 리스크를 비껴간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11월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강원랜드까지의 이동시간이 25분가량 단축돼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현재 가동되는 테이블 게임은 전체 81% 수준인 147대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딜러를 추가로 고용할 예정인 만큼 테이블 게임 가동률이 점차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파라다이스 등은 당분간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화 약세로 일본 카지노 업계가 상대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데다 마카오 카지노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