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비중 확대가 타당"…낙폭과대·깜짝실적 종목 관심

새해 초부터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국제 유가 급락 등으로 패닉 장세를 경험해야 했던 투자자들이 설 연휴(6∼10일)를 앞두고 어떤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일본은행의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으로 글로벌 정책 공조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도 당분간 안도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설 연휴 전까지는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후 중국 인민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지난달 21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2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9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등을 거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주요국의 동시다발적인 통화정책 완화 입장이 그동안 극도로 위축됐던 투자심리를 진정시키는데 일조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0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설에 이어 12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와 유로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 18일 FOMC 회의록 공개, 18∼19일 EU 정상회의 등의 일정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발표되는 옐런 의장의 의회 증언과 연휴 이후 FOMC 회의록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정책 선호) 성향의 코멘트가 나온다면 악재보다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술적 반등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설 연휴 전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지연, ECB의 추가 부양, 한국 총선 이전 재정 조기 집행과 금리 인하 등으로 국내 증시는 안정화되고 반등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현 수준에서는 주식 비중 확대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기업의 순자산 가치가 지수 환산시 1,900선이라는 점에서 추가 하락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최근 조정으로 지수가 1,900선 내외에 머무르는 상황을 활용해 주식 비중을 확대해 놓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곽 팀장은 올해 3분기까지 반등장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공격적인 주식 비중 확대는 어렵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중앙은행 정책 공조를 통해 글로벌 증시 반등이 가능한 만큼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낙폭 과대주 뿐 아니라 작년 4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이나 외국인 매수가 꾸준한 종목에 집중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경험상 4분기에는 실적이 전망치를 밑도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깜짝 실적을 기록하는 소수의 종목이 투자자의 관심을 받으며 주가 프리미엄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외국인은 하락장에서 우량한 종목을 중장기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종목은 연초 이후 지속된 글로벌 증시 하락이 마무리되면 꾸준한 주가 상승 추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은 사상 최장의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던 지난달에 한국항공우주(2천126억원), 삼성SDS(1천931억원), 한국전력(878억원) 등을 바구니에 담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저성장 국면에서 성장이 나오는 종목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숲보다 나무를 잘 보는 안목이 필요한 국면"이라고 조언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도 "무작정 이익의 양을 늘리기보다 이익의 질이 좋아 경기 변화에 둔감한 산업이 유리하다"며 "건설업종은 업황 개선을 낙관할 수 없겠지만 작년까지 저가 프로젝트 등의 반영이 마무리되고, 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 등에 수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부진한 1월 수출 데이터와 실적 발표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 설 연휴를 앞둔 관망심리 등을 감안하면 탄력적인 움직임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글로벌 불안 요인도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 등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 잔존해 단기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금리 이상의 기대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