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과의 합병 전 옛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식 대량 보유 공시(5%룰)를 위반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일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산하 심의기구인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를 열고 엘리엇의 삼성물산 주식 보유공시 위반에 대해 검찰에 통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조심은 엘리엇이 파생금융 상품의 일종인 총수익스와프(TRS)를 통해 삼성물산 지분을 대량 취득한 것을 ‘파킹거래’로 결론 내렸다.

지분율이 공시를 해야 하는 5%가 넘었으면서도 파킹거래를 통해 이를 뒤늦게 공시했으며, 이는 ‘거래질서를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삼성물산 주식을 조금씩 장내 매수해 지분 4.95%를 취득했던 엘리엇은 같은 해 5월께 10여개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삼성물산 주식 1~2%에 대한 TRS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해 6월4일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다고 처음으로 공시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엘리엇이 TRS 계약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배한 지분까지 더하면 6월4일이 아닌 5월 말께 대량 보유 공시를 했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증선위는 이달 말 정례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증선위가 자조심이 올린 원안을 확정하면 엘리엇은 검찰 수사를 받게 된다. 검찰이 기소를 하면 엘리엇은 법정에서 유무죄를 다퉈야 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