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 도입하면서 한국은행도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유미 BN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31일 "일본은행의 추가 부양 조치로 엔화는 점진적이지만 약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1∼2월은 3월 결산법인으로 인해 자금이 유입되면서 엔화가 계절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시기라서 엔화의 약세가 가파르게 단기에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번 BOJ의 조치로 달러당 120엔 내외에서 엔화가 움직이면서 추가 강세가 제한될 여지가 있다"면서 "오는 2분기(4~6월)에는 엔화의 약세 폭이 좀 더 확대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엔화 약세가 이렇게 진행될 경우 원·엔 환율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지 않는 현 수준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수출 가격 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김 이코노미스트는 판단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우리나라의 수출 경기가 중국의 수입 감소 등으로 부진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국내 성장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 주요국의 통화 이완 움직임과 미국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 약화는 앞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라는 카드를 구경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거래량이 이전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가계의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게다가 주요국의 성장이 주춤해지는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수출과 전체적인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4월에 발표되는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치는 현재 3% 성장에서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고 2% 후반의 성장은 한국은행이 추정한 잠재성장률(3%∼3.2%)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그는 전했다. 통화 이완의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상반기 중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김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