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의 신용대주(貸株) 거래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신용대주 거래 잔액은 272억원으로, 작년 12월 말(172억원)에 비해 58% 늘어났다.

이는 2014년 3월11일(274억원) 이후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용대주 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주식을 다시 사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챙긴다.

따라서 개인들이 앞으로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할 때는 신용대주 거래가 늘고, 상승장이 전망될 때는 줄어드는 게 보통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신용대주는 기관이나 외국인의 대차거래보다는 규모가 작아 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잘 묻어나는 지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대내외 악재가 돌출하며 증시가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당분간 상승장으로의 추세 전환보다는 하락장이 계속되리란 쪽에 베팅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 1,961.31로 장을 마친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에 42.55포인트 하락 출발한 이후 내내 약세를 보였다.

28일 종가 기준으로 1,900선을 겨우 회복하긴 했지만 한때 1,840선이 위협받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와 달리 1월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증폭됐다"며 "중국 경착륙 우려와 국제유가 급락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소용돌이치면서, 한국 증시에서도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며 과매도 국면이 전개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