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 빌 애크먼을 비롯한 헤지펀드 큰 손들이 일제히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을 점치면서 헤지펀드와 중국 금융당국 간의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전면에 선 것은 외환 투자의 전설적 인물인 억만장자 투자가 소로스다.

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소로스는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사실상 피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소로스는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해 "예상하는 것이 아니라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아시아 통화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고 밝혀 위안화 약세 베팅 가능성을 시사했다.

소로스는 1992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을 상대로 파운드화 약세에 공격적으로 베팅해 '영란은행을 파산시킨 남자"라는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에도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태국 바트화 약세에 거액을 베팅한다는 의혹을 받아 아시아 국가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 애크먼도 위안화 약세에 베팅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퍼싱 스퀘어 자산관리를 이끄는 애크먼은 26일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을 통해 지난해 여름부터 위안화와 사우디아라비아 리얄화에 대한 매도(쇼트) 포지션을 취했다고 밝혔다.

애크먼은 중국의 주식시장이 고평가되고 원유가격이 더 내려갈 위험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같은 투자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여러 헤지펀드가 앞다퉈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

영국의 오디 자산관리는 "중국 당국이 부동산과 은행 대출, 주식, 통화에 낀 거품을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위안화 가치는 최소 30% 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영국 헤지펀드 업체 옴니파트너스도 올해 위안화 가치가 15%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약세에 베팅했다.

이머징소버린그룹이 운용하는 헤지펀드인 넥서스 역시 위안화 약세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넥서스는 지난해에도 중국이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위해 위안화 절하에 나설 것을 예측해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헤지펀드들의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6일 '중국을 향해 선전포고? 하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1면에 싣고 소로스가 중국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지만, 위안화와 홍콩달러에 대한 투기 공격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소로스를 "금융계의 악어"라고 표현하면서 이미 불안정한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소로스가 과거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의 경제 문제를 예견했다며 "약세 베팅 세력들이 이득을 취하려고 의도적으로 패닉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는 소로스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서구 세력들이 세계경제에 저질러 놓은 난장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