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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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건설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월세'와 '집방' 두 개의 키워드로 모아지고 있다.

전세가 아닌 월세 중심으로 바뀌는 부동산 시장 흐름과 셀프(스스로) 인테리어에 열광하는 소비자 성향을 파악해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월세 시대에서 찾는 투자 아이디어'란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전국 주택 임대차 시장(전세+월세) 거래량은 약 147만 건"이라며 "이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4.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금리로 자본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집주인 역시 전세 보증금보다는 월세를 선호하게 됐다"며 "전세가가 계속 오르면서 상당수 세입자도 울며 겨자먹기로 보증부월세(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최근 월세 중심의 임대 주택 시장 확대와 관련해 이미 비슷한 경험을 한 일본 사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부터 초고령화, 1인 가구 증가로 임대 주택 수요가 빠르게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기업형 임대관리 사업자와 개발 계획 수립, 건설, 임대 중개, 공실 관리 등 부동산 서비스를 일괄 제공하는 '종합부동산업체'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주택 산업 영역이 단순 시공과 분양에서 복합 주거 서비스 활동 중심으로 이동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종합부동산회사 1위 기업인 미쓰이부동산이다. 이 회사는 시공과 분양 중심 사업 구조에서 주택 임대와 관리, 도시 재생 개발 사업으로 매출 다변화를 이뤘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임대와 자산 관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윤 연구원은 "일본과 비교해 우리나라 임대 주택과 종합부동산 서비스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면서도 "정부가 중산층 임대 주택을 표방한 '뉴스테이' 등을 독려하는 만큼 시장 성장이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뉴스테이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 건설주를 주목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주택 임대 사업에 진출한 에스원, C&S자산관리와 같은 비건설 대기업주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형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홈퍼니싱 바람이 분다'란 보고서에서 "작년 대세가 '먹방'(먹는 방송)과 '쿡방'(요리 방송)이었다면 올해는 '집방'(셀프 인테리어)"이라며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 '헌집 줄게 새집 다오' 같은 관련 예능 프로그램도 생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검색 추이도 셀프 인테리어의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진단이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따르면 '쿡방' 이나 '먹방'의 키워드인 '집밥'은 지난해 지속적으로 검색되다가 하반기 이후부터 검색 횟수가 줄었다. 반면 '집방' 키워드인 '집 꾸미기'는 지난해 말 이후 계속 증가 추세다.

그는 "올해 셀프 인테리어 인기는 결국 1인 가구 증가 때문"이라며 "총 가구에서 1인과 2인 가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이들이 사회 '트렌드 세터'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들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해 즐기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적은 비용으로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집 꾸미기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19~59살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8%가 '홈인테리어는 나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답했다. 또 70.4%는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응답했다.

김 연구원은 "자신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개성을 표현해주는 집 꾸미기 인기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산업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만큼 '집방' 수혜를 받을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집방' 열풍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KCC한샘, 현대리바트, LG하우시스 등을 꼽았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