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중국 테마에 편승해 주가가 급등한 코스닥 상장사 중 다수가 대주주의 '먹튀', 주가 되돌림에 따른 개인투자자 피해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에 중국에서 건강식품과 화장품, 면세점 등의 사업을 추진하거나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코스닥 상장사만해도 8개 안팎에 이른다.

이 중 옛 네오이녹스(현 씨엘인터내셔널)의 경우 전 최대주주 박모씨가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박씨는 작년 6월10일 네오아레나 주식 275만주(5.47%)를 주당 3천54원, 총 84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박씨는 7월24일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뒤 사명을 네오이녹스로 변경했다.

게임과 통신장비 업체인 네오이녹스는 작년 10월 말 중국 유통사업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중국 석유 페트로차이나의 자회사인 석유생활망에 독점으로 제품을 공급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다음 달인 11월 사후 면세점 사업 추진 소식이 더해지며 추가 급등한 주가는 양수도 계약 체결 당시 1천400원에서 11월20일 7천820원까지 뛰었다.

박씨는 그러나 11월27일 사업계획 발표를 위한 기업설명회(IR) 행사 직전 나흘간 8차례에 걸쳐 보유 지분 140만주(2.78%)를 장내 처분하고 12월 중순 이후에도 주식을 추가 처분해 1.04%의 지분만 남겼다.

박씨는 주당 평균 4천876원에 주식을 처분함으로써 6개월 만에 5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뒤 12월 22일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박씨는 네오아레나 주식 양수대금 27억원을 완납하지 않아 주식반환청구 소송에 휘말린 상태다.

씨엔플러스와 엔에스브이도 중국 면세점 사업 진출을 재료로 주가가 급등한 사례로 꼽힌다.

씨엔플러스는 작년 11월에 최대주주가 변경되고서 중국에 면세점과 보세점 운영 계약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세를 탔다.

그러나 12월10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하며 개인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겼다.

밸브 제조업체인 엔에스브이는 작년 10월 말 경영권을 인수한 최대주주가 추진하는 중국 베이징 면세 사업단과 관련해 각종 소송과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들의 신규 사업 진출 소식이 주가 흥행을 노린 것은 아닌지를 알아보고, 해당 사업의 실체와 진행 상황도 자세히 검토하고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차대운 기자 indigo@yna.co.kr,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