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위해 면세점 계열사인 신세계디에프에 1000억원을 출자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는 오는 3월 신세계디에프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29일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신세계의 100% 자회사 신세계디에프는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을 시내면세점의 인테리어 비용과 상품 구매대금으로 쓸 계획이다. 지난해 11월14일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백화점 명동점 신관 8~14층과 인근 ‘메사빌딩’ 일부를 개보수해 시내면세점으로 운영하게 된다.

오는 5월 열 계획인 시내면세점의 총면적은 3만3000㎡에 이른다. 부대시설 면적을 고려하면 실제 상품매대 등을 설치한 면세점 영업면적은 1만3000~1만50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4년 서울 시내면세점들의 영업면적 1㎡당 평균 매출액은 7120만원으로 나타났다. 영업면적당 평균 매출액을 단순적용하면 신세계디에프는 시내면세점에서 연 9200억~1조700원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신세계의 면세점 투자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NICE신용평가는 지난 18일 신세계의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인영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인천 송도 복합쇼핑몰과 서울 면세점 등에 대한 투자를 준비하는 만큼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내수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유통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져 투자를 통해 거둘 성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은 신세계의 투자비 부담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남성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삼성생명 보유 지분(2.2%)을 매각해 유동성을 보강할 수 있고 면세점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올려 차입금을 상환해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