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사업 매각…현대상선 회사채값 모처럼 반등
올해 초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급락했던 현대상선의 회사채 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2012년 7월3일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현대상선180) 가격은 지난 22일 장내채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액면가 1만원당 199원 오른 4589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내채권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곳이다.

채권값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연 70.17%에서 66.53%로 떨어졌다. 이 회사채를 지금 사서 만기(2017년 7월3일)까지 보유하면 3개월마다 지급되는 이자(연 5.3%)에 채권 시세 차익(액면가에서 매입가를 뺀 금액)을 더해 연 70%에 가까운 수익을 챙긴다는 의미다. 그만큼 투자 원금을 날릴 확률도 높다.

작년 말만 해도 6000원대였던 이 회사채 가격은 이달 들어 “현대상선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를 갚지 못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가파르게 하락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은 총 1조4100억원이다. 지난 20일에는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자금의 ‘폭탄 돌리기’ 양상까지 벌어지면서 사상 최저가인 3926원까지 떨어졌다.

액면가 대비 3분의 1 토막 났던 회사채 가격이 22일 반등한 것은 현대상선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알짜 사업을 판다는 소식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21일 “벌크 전용선 사업부를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6000억원(부채 포함)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 거래로 자금난에 숨통이 트이고 채권단이 요구하는 구조조정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회사채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 증권사 연구원은 “벌크 전용선 사업부 매각만으로 유동성 위기가 일단락됐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