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기업에 기관자금 몰려

수요예측 호조로 발행액 늘려
"현금 확보, 때는 왔다"…회사채 증액 '러시'

기업들이 올 들어 회사채 발행액을 당초 예정보다 크게 늘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회사채시장의 경색이 풀리는 틈을 타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심산이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오는 29일 1000억원의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지난 22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시행한 수요예측에 52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오자 발행액을 15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당초 엔씨소프트는 게임개발(811억원)과 게임마케팅(346억원), 시설개보수(115억원) 등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위해 내부자금 500억원 외에 1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운영자금 전액을 회사채로 충당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오는 27일 5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현대제철은 수요예측 후 발행 규모를 배 가까이 늘린 경우다. 현대제철은 당초 만기 3년 1500억원, 5년 800억원, 7년 700억원 등 모두 3000억원을 발행하려 했지만 수요예측에 총 6600억원의 ‘사자’ 주문이 들어오자 만기 3년은 3700억원, 5년 1000억원, 7년은 800억원으로 각각 증액했다.

통신업체인 KT와 LG유플러스도 당초 예정액보다 1000억원씩 늘려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 외에도 자동차 공조부품업체인 한온시스템(옛 한라비스테온공조)은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한국캐피탈은 12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각각 발행액을 늘리기로 했다. 롯데하이마트도 예정보다 300억원 많은 1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기업으로, 올 들어 회사채 시장에 속속 귀환하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작년 말 국내 다수의 기관투자가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동반 인상 가능성 등을 우려해 채권 투자를 기피했다. 김선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지는 등 저금리 기조가 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우량기업들의 회사채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도 올 들어 중국 경기 위축과 유가 하락 등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열/하헌형 기자 mustaf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