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21일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완화 정책을 확대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최근 계속되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다독인 덕분에 상승 출발했다.

오전 9시34분(미 동부시간) 현재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31포인트(0.15%) 오른 15,791.05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53포인트(0.16%) 높아진 1,862.86을 각각 나타냈다.

시장은 국제 유가 하락, 중국 등 아시아증시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시장 우호적인 발언에 나선 점, 개장 후 발표되는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석유재고 등을 주목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물가 상승이 기대 이하이고, 신흥시장이 유로존 경기 회복세를 꺾고 있다"며 "다음 회의(3월)때 통화정책 재검토가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0.0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의를 앞두고 전문가 대다수는 ECB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회의에서 예금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하고 양적완화(QE) 시행 기간을 연장한 데다 연초 전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여 정책에 변화를 주기 어려운 상황으로 진단됐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기대에 못 미치는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실망이 지속돼 전장 대비 3.2%, 일본 닛케이 225 지수도 2.4% 내렸다.

범유럽증시 지수인 STOXX 600은 드라기 총재의 비둘기파 발언에 1.5% 올랐다.

국제유가는 이란발 공급 과잉 우려가 해소되지 못하면서 연일 내림세를 보였다.

브렌트유 가격은 0.11% 하락한 27.85달러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56% 밀린 28.19달러에 거래됐다.

개장전 거래에서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즈는 회계연도 4분기 순익이 55억1천만달러(주당 1.32달러)를 나타냈다고 발표해 주가가 1% 올랐다.

일년전 같은 기간에는 21억4천만달러(주당 54센트)의 순손실을 보였다.

특별 항목을 제외한 회사의 주당 순익은 89센트였다.

이는 팩트셋 조사치 88센트를 웃돈 것이다.

트래블러스는 분기 이익이 17% 감소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0.6% 내렸다.

장마감후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벅스, 슐럼버거가 실적을 내놓는다.

개장전 나온 경제지표는 혼조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명 늘어난 29만3천명(계절 조정치)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7만9천명을 상회한 것이며 작년 7월초 이후 최고치를 보인 것이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는 6천500명 늘어난 28만5천명을 기록해 2015년 4월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1월 필라델피아지역의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마이너스(-) 10.2에서 -3.5로 상승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6.0보다 호조를 보인 것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드라기 총재가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음에 따라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뉴욕증시 주요 지수 선물이 낙폭을 줄이는 등 시장의 불안 심리가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하지만 드라기 총재의 발언 효과가 계속 될지는 국제유가 약세가 멈춰지는지를 봐야 한다며 또 위험자산에 독인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어떤 입장 변화를 보일지도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일 CME 페드워치를 인용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올해 4번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0.7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뉴욕연합뉴스) 이종혁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libert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