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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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5개월 만에 장중 1840선 밑으로 빠졌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 행진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지수는 바닥 밑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20일 오후 2시1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9.10포인트(2.60%) 하락한 1840.54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급락세를 보이며 한 때 1830.06까지 미끄러졌다가 잠시 숨을 돌리는 국면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제 구조적 위험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의 선행지표들도 좋지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시장이 이와 같은 대외변수에 노출되면서 하락압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 급락에 대해 "공포가 또다른 공포를 낳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코스피의 1차 지지선은 1800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급적인 면에서는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지수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같은 시각 외국인은 1769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달 7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팔자'다.

외국인 연속 매도는 지난 6일 한국항공우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인한 순매수 전환을 제외하면 지난달 2일부터 이날까지 '사실상' 33거래일째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역대 최장기간 외국인 연속 순매도 기록 역시 33일이었다.

류 팀장은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중동계 자금 이탈 현상과 신흥국 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28달러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유가가 반등한다 하더라도 투자심리가 바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신 월간 보고서를 통해 하루 100만배럴의 초과공급이 발생, 시장의 수용 능력을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밤 국제유가는 공급과잉 우려, 주요국 경기불안 여파로 급락을 거듭하며 배럴당 28달러대로 추락했다. 이는 2003년 9월 이후 최저치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해외시장이 안정되지 못한 채 수급 조건까지 나빠져 매도가 또 다른 매도를 부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프로그램 매도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지수의 하락 폭이 깊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시각 아시아증시도 동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다시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 시각 현재 1.50% 빠진 2962.67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3.17% 하락한 16,507.94를 기록 중이다. 홍콩 H지수는 5% 가까이 빠지면서 8000선을 내줬다. 대만지수도 1.69% 하락 중이다.

코스피 저점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1800선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 예상 범위의 하단부가 장중 깨졌지만, 지난해 최저점인 1800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달 말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잇따라 열리는 만큼 당분간 정책 이슈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재 팀장은 "현재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말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투자에 나서려 한다면 낙폭과대주와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렬 팀장도 외국인에 이어 기관까지 동반 매도에 가세한 만큼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투자 심리가 스스로 좋아지기 어렵기 때문에 각국의 정부 정책과 입장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8월, 9월 금리인상 불확실성과 중국 증시 불안으로 코스피가 급락했을 때도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확장 통화정책이 유지되면서 안정된 바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