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역내 환율차 이용 투기 막으려 인민은행 개입

중국이 역내와 역외 외환시장의 위안화 환율 격차를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해지는 것과 비슷하게 투기 세력은 움직인다.

중국이 위안화 투기를 막으려고 하자 홍콩과 다른 역외 위안화 시장에서는 풍선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

FT는 홍콩 달러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는 것도 대표적인 풍선효과라면서 대만 타이베이와 싱가포르 등의 위안화 역외시장에서도 중국 당국의 직간접 개입으로 유동성이 고갈돼 차익거래 기회가 생겼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하나의 위안화, 2개의 환율'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엄격하게 통제되는 역내 위안화에 비해 그렇지 않은 역외 위안화의 가치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역내와 역외 위안화의 환율 차이는 중국 밖의 투자자들이 갈수록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추가 자본도피가 일어나면 본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역외 외환시장 참가은행의 역내 위안화 계좌에 대해 지급준비율을 도입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로써 시장에서 최근까지 유통이 늘어난 역외 위안화를 더 많이 흡수하게 된다.

CICC의 샹룽은 인민은행의 이런 조치에 대해 "시장 간의 규제 차이를 줄일 수 있는 과정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BS의 만수르 모히우딘은 "현 시점에서 위안화를 급격한 변동성에서 보호하는 것이 중국의 제일 관심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조치도 예상치 못하게 투기세력이 움직이는 풍선효과를 막지는 못했다.

대만의 은행들은 지난주 위안화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금리 우대 프로모션을 벌였다.

싱가포르의 은행들 역시 금리를 올렸다.

이들 은행은 고객의 예금을 유동성이 부족한 홍콩의 은행들에 빌려주고 이익을 남기고 있다.

한편, 홍콩을 중심으로 타이페이, 싱가포르, 서울 등의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 예금은 지난해 말 1조4천480억위안(약 266조원)이다.

역외에서 거래되는 위안화는 국제결제은행(BIS)이 2013년 자료를 바탕으로 낸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130억달러(15조7천억원)다.

역내 시장에서는 올해 평균 거래규모가 260억달러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