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에 따라 신흥국뿐 아니라 미국도 경기둔화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생기고 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재차 1900선을 이탈한 14일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이같이 진단했다. 올해 세계 경기의 버팀목으로 주목받았던 미국 경기마저 연초부터 재고부담 등과 함께 둔화 우려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통화정책 정상화의 지연은 미국 경기둔화로 읽힐 수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물가가 얼마나 상승할지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물가 상승은 경기 개선으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 증시는 경제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21% 급락했다.

류 팀장은 "과거 한국 증시가 변동성을 보일 때는 중국 증시 급락, 미국 통화정책 변화, 유가 하락 등과 관련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미국 성장 우려까지 겹쳐 추가 하락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한국 증시 변동성 구간의 하단은 1970~1980 수준이었다. 현재도 이 부근을 지켜내고 있지만 미국 경기 우려의 진정 여부를 먼저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제는 중국보다 미국에 더 신경써야 하는 국면"이라며 "미국 증시의 추가 하락 여부에 따라 한국 증시도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