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자베즈파트너스가 현대증권 보유지분 전량(9.54%)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장 마감 직후 처분했던 지난 7일 현대증권의 공매도 물량이 평소보다 1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블록딜 관련 정보가 사전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권업계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베즈는 지난 7일 장 마감 후 보유하고 있던 현대증권 지분 2257만7400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장중 현대증권을 공매도한 물량은 71만9682주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공매도 물량은 블록딜 하루 전날인 지난 6일(4만6469주)보다 15배, 이틀 전인 5일(2만7578주)보다는 25배가량 많은 것이다. 지난달 하루 평균 공매도 수량(4만7496주)보다도 15배 정도 급증한 것이다.

공매도는 기업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더 떨어지면 매수해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증권업계에선 기관 등 ‘큰손’ 투자자들이 자베즈의 블록딜 소식을 미리 알고 장중에 대거 공매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고 있다. 당시 자베즈는 블록딜 가격 결정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일반적인 할인율(5% 안팎)보다 훨씬 큰 12.7%의 할인율을 제시해 다음날 장 개시 후 현대증권 주가 급락이 확실시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물량이 평소보다 15배 이상 많았던 것은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며 “사전 정보유출 가능성을 충분히 의심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공매도 투자자들은 큰 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블록딜 다음날인 8일 현대증권 주가는 전날보다 7.19% 하락했고 11일(-2.58%)과 12일(-2.08%)에도 약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매각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정황이 있으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지혜/이유정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