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항공 제공
사진=제주항공 제공
'잘 나가던' 제주항공의 주가가 출렁거리고 있다. 급하강 사고 등 잇단 악재가 터지면서 지난 12일 상장 이후 최저가(3만6000원, 장중 기준)로 곤두박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13일 "항공업체의 경우 사고가 이어지면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정비 비용이 크게 늘어나 영업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6일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3만원)를 훌쩍 뛰어넘어 4만8100원을 기록한 것이다. 이날 저비용 항공사(LCC) 항공사인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1조2461억원으로, 대형 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9716억원)보다 2700억원 이상 높았다.

그러나 두 달 만에 이 회사 주가는 고점 대비 30% 가까이 빠졌다. '아찔한' 사고 소식에다 분기 실적 부진이 겹친 탓이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3일 승객 150여명을 태우고 제주도로 운항중이던 항공기의 기내압력 조절장치가 고장나면서 급강하 운행을 단행했다. 이 사고로 운항 예정이던 항공기가 줄줄이 결항 처리됐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선 5일에는 승객 157명을 태운 항공기가 기체 결함으로 태국 쑤완나품공항으로 긴급 회항한 바 있다.

제주항공은 이에 대해 "150억원 규모의 조종사 모의훈련장치(SIM)와 예비엔진 1대 도입 등을 검토 중"이라며 "올해 항공기 4~5대 역시 추가로 대여해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날 밝혔다.

제주항공의 이 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증시전문가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고가 발생하면 고객 보상과 정비 등 추가 비용이 늘어나 단기적으로 실적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도 "저비용 항공사는 대형 항공사보다 항공기가 적기 때문에 운항 회전수가 높은 편"이라며 "사고나 결함으로 항공기가 운항을 못할 경우 수익률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용자 입장에서 불안함을 느끼게 되면 점진적으로 여객 감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유가 급락 시기와 맞물려 업황이 긍정적이라서 주가 부진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모의 훈련장치 도입과 엔진 구매는 장기적으로 볼 때 단위 원가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아직까지 단기 이익 측면에서 상승동력이 부진하지만 저유가 환경 등을 감안하면 매수해 볼 만하다"라고 판단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