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 '롱쇼트펀드 명가' 재건 나선다
트러스톤자산운용에서 롱쇼트펀드 운용을 총괄한 김주형 본부장이 2014년 초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옮긴 뒤 이 회사의 펀드 자금이 적지 않게 빠져나갔다. 대표 펀드인 ‘트러스톤 다이나믹코리아30C’의 지난 2년간 수익률은 4.20%(지난해 12월31일 기준). 코스피지수(-2.49%) 대비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스타 매니저 이탈에 따른 수익률 하락 우려를 피할 수 없었다. 2011년부터 국내 롱쇼트펀드 시장을 홀로 개척하면서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던 회사의 불명예였다.

트러스톤운용이 대대적인 인력 확충과 조직개편 작업을 통해 ‘롱쇼트펀드 명가’ 재건에 나섰다. 트러스톤운용은 롱쇼트펀드를 운용하는 대체투자(AI)본부를 절대수익(AR)본부로 확대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12일 발표했다. AR본부장으로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에서 2년간 롱쇼트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는 최영철 펀드매니저(이사)를 영입했다.

트러스톤운용의 싱가포르법인에서 5년간 롱쇼트펀드를 운용한 이무광 매니저는 AR본부 내에 신설된 헤지펀드운용팀에 배치했다. 이 매니저가 운용한 롱쇼트펀드는 지난해 9.84%의 수익률을 내는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8.70%의 수익률을 올렸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24.67%, 19.64%의 수익률로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전 세계 헤지펀드 중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또 내부 조직개편을 통해 김진성 트러스톤자산운용 대체투자(AI)본부장을 AR본부 스타일본부장으로 임명하고, 30대인 김희진·김형민 펀드매니저를 AR본부 내에 추가로 배치했다.

이번 인력 개편으로 트러스톤운용이 롱쇼트펀드의 강자 명성을 다시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트러스톤운용의 전체 펀드 설정액은 2014년 3월21일 4조906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며 지난해 말엔 2조2420억원까지 떨어졌다. ‘트러스톤 다이나믹코리아50자A’(주식혼합형)와 ‘트러스톤 다이나믹코리아30자A(채권혼합형)’의 지난 1년간 수익률(지난해 12월31일 기준)은 각각 2.75%와 2.41%로 업계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39% 상승했다.

황성택 트러스톤운용 사장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는 꾸준한 수익률을 내는 롱쇼트펀드가 유망하다고 판단했다”며 “대대적인 인력 개편 작업과 투자를 통해 롱쇼트펀드 강자로 다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롱쇼트펀드

long short fund.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long), 주가가 내릴 것으로 판단되는 주식은 미리 파는(short) 전략을 동시에 쓰는 펀드.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