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카카오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전략적 파트너 관측

카카오가 국내 1위 음악 콘텐츠 사업자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약 1조9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로엔의 기존 최대 주주였던 외국계 사모펀드가 엄청난 차익을 챙기게 됐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어피너티)는 이번 계약으로 2년 6개월 만에 1조2천억원대 차익을 챙기며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로엔은 1978년 설립된 서울음반이 전신으로 2005년 SK텔레콤에 인수된 후 2008년 사명을 로엔으로 변경했다.

2009년부터는 SK텔레콤이 출범시킨 멜론을 양수해 운영해왔다.

이후 로엔은 SK텔레콤 계열사인 SK플래닛의 자회사로 편입됐다가 2013년 스타인베스트에 매각됐다.

당시 스타인베스트는 로엔의 지분 52.56%를 2천659억원에 사들였고 같은 해 313억원 규모의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총 2천972억원을 투자했다.

이번에 스타인베스트는 로엔 지분 61.4%를 팔아 약 1조5천억원을 손에 쥐면서 무려 1조2천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기게 됐다.

또 유상증자 후 카카오의 지분 8.29%를 확보하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특수 관계인(36.57%), 중국 텐센트(8.37%)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선다.

최근 업무적으로 갈등 관계를 보여온 SK플래닛과 카카오가 로엔 빅딜을 통해 협력관계로 돌아설지도 관심사다.

로엔의 2대 주주인 SK플래닛은 이번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 카카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SK플래닛이 제3자 유상증자를 받아들이면 매각한 3천680억원 가운데 1천481억원을 다시 투자하게 된다.

이 경우 보유하게 되는 카카오 지분은 2.02%다.

SK플래닛과 카카오는 모바일 상품권과 내비게이션,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 사업 등에서 부딪히며 갈등을 빚어왔다.

가장 최근에는 카카오가 인수한 내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가 SK플래닛의 내비게이션인 T맵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민사소송까지 제기된 상태다.

이 때문에 양사가 이런 불편한 관계를 청산하고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SK플래닛이 2013년 로엔 지분을 스타인베스트에 매각할 당시 확보한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SK플래닛은 참여 여부를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