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로엔 지분 76.4% 인수 "모바일 플랫폼+음악 콘텐츠 결합"
[종목포커스] 두 손 맞잡은 카카오-로엔…"시너지 창출 시간 필요"
국내 모바일 메신저 최강자 카카오가 국내 1위 음원사이트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양사의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면서도 수익이 창출 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11일 온·오프라인 콘텐츠 플랫폼의 혁신을 위해 국내 1위 종합 음악 콘텐츠 사업자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음악은 모바일 시대에 가장 사랑받는 콘텐츠"라며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이 가진 음악 콘텐츠의 결합을 통한 무한한 시너지 효과 창출로 글로벌 진출을 위한 좋은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건식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로엔을 인수한 배경에 대해 '콘텐츠 확보'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강화' 차원으로 해석했다.

신 연구원은 "카카오가 O2O시장 환경을 조성해 가는 입장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갈 필요를 느꼈을 것"이라며 "경쟁자 네이버보다 콘텐츠가 약한 상황에서 로엔 인수를 통해 콘텐츠 질을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하려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출시된 대부분의 O2O 사업은 배달앱, 부동산앱, 소셜커머스 등 플랫폼 기반 수수료 사업"이라며 "카카오의 기업 가치는 상당 부분 O2O 신사업을 반영하고 있으며 첫 단계인 대리기사 사업의 성공 여부에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과 로엔의 음악 콘텐츠가 결합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음악 창작자 기반의 콘텐츠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포부다. 또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산 및 발굴을 통한 글로벌 진출 모색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양사의 합병 시너지가 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카카오보다는 피인수 되는 로엔의 기업가치가 한 단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 연구원은 "카카오가 제시한 비즈니스 모델이 현실화되기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장 수익 창출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로엔의 경우 국민 절반 이상이 이용하는 카카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마케팅 역량을 점차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로엔이 카카오를 통해 3000만 이상의 트래픽을 확보하게 되면서 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며 "향후 음원 사업이 로엔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로엔 측은 "카카오의 모바일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음악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소셜 네트워크와 접목한 음악서비스, 사용자 이용 패턴에 기반한 큐레이션 서비스, 아티스트 중심의 모바일 창작 커뮤니티 제공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카카오의 인수 과정을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로엔 인수를 위해 2조원 가까이 베팅했다"며 "무리하게 추진한 부분이 없지 않기 때문에 향후 카카오의 자금조달 방법, 사업 진행 추이 등을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카카오는 인수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로엔의 기존 대주주인 스타 인베스트 홀딩스(어피너티) 등을 대상으로 7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나머지 금액은 자체 보유한 현금과 인수금융을 활용하되, 필요시 로엔 지분에 대한 외부 투자유치도 진행할 계획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