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의 연초 폭락 사태를 계기로 중국 증시의 정책 결정 구조가 대폭 개편되고 증권 당국에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일단 증시 정책을 총괄하는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에 돌리고 있으나 리커창(李克綱) 총리가 최종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단아래 증시 구조개편과 인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중난하이(中南海) 소식통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증시 정책 개편은 리 총리가 소관인 경제 정책 결정권을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에게 넘기고 증감회 사령탑 등 증시 정책 핵심 인사들에 대한 대폭 인사가 골자를 이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감회가 세계 금융시장에 연쇄 충격을 몰고온 중국 증시 패닉 사태에 속죄양이 됐지만 재량권은 제한돼있고, 실제 중국 증시에 대한 최종 결정은 리 총리가 주도했기 때문에 리 총리가 완전히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는 주장이 지도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증시 폭락을 가져온 주범이라는 지적아래 시행 4일만에 중단된 서킷 브레이커 제도도 리 총리의 주장으로 채택됐고 증감회는 이 결정에 따라 시행한 책임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 증감회는 작년 증시 파동이후 입지가 좁아져 중대 증시 정책 결정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주변으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안정을 위해 리 총리에게 사임 압력을 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증시와 경제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량권을 시 주석에 넘기는 선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보쉰은 전했다.

소식통들은 시 주석이 작년 증시와 경제 정책을 들러싸고 리 총리와 심각한 충돌 직전까지 갔고, 리 총리의 경제 개혁 수행 능력이 안팎에서 의문시됐으나 정치 안정에 우선 순위가 말려 현 시-리 권력 체제를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샤오강(肖鋼) 증감회 주석이 지난 7일 국무원에서 개최된 긴급회의에서 최근 증시 불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샤오 주석 자리를 샹쥔보(項俊波) 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대체했다는 소문과 함께 금융통인 출신인 황치판(黃奇帆) 충칭(重慶)시 시장이 베이징에 불려갔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런 소문들은 증감회를 비롯한 중국 금융계에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전조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