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주주 떠난 현대증권, 10년 최저가 추락
현대증권이 2대 주주의 지분 매각 소식에 급락했다. 현대증권은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7.19% 하락한 5420원에 마감했다. 2005년 5월 이후 최저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하루에만 36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2대 주주인 국내 사모펀드(PEF) 자베즈파트너스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이 주가 하락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자베즈는 전날 장 마감 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기관투자가들에 현대증권 보유 지분(9.54%)을 전량 처분했다. 주당 매각 가격은 전날 종가(5840원)보다 12.7% 싼 5100원이다.

자베즈는 현대증권 매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베즈는 현대그룹과의 약정에 따라 현대증권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이 작년 말 BB에서 B+로 강등되면서 지분을 팔 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 최근 코스피지수 급락으로 현대증권 주가가 자베즈의 손익분기점 수준인 5000원에 근접하면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매각 불발 이후 지속된 주가 하락세로 현대증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0.43배까지 떨어졌다. 최근 10년 중 최저 수준이다.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금융팀장은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는 주가가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