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물 폭탄'…코스닥도 1%대 하락

코스피가 7일 중국 증시 폭락에 또다시 휘청이며 1,91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1.10포인트(1.10%) 내린 1,904.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8일 1,878.68 이후 넉달 만에 최저치다.

지수는 9.72포인트(0.50%) 내린 1,915.71로 출발한 뒤 1,920선 초반에서 움직이다가 중국 증시가 개장 직후 폭락하면서 낙폭을 키워갔다.

장중 한때 24.19포인트(1.26%) 내린 1,901.24까지 밀리며 1,900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중국 증시는 상하이선전(CSI)300지수가 이날 개장 29분 만에 전날 대비 7.21% 급락하면서 주식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이는 즉각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중국에서 서킷 브레이커(일시매매정지)가 발동돼 주식 거래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지난 4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4일에도 코스피는 중국 증시 패닉의 직격탄을 맞아 전 거래일보다 42.55포인트(2.17%) 내린 1,918.76로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위안화가 큰 폭으로 평가 절하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며 "단기적으로는 코스피 1,900선에서 지지력 테스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안정될 때까지는 우리 시장도 당분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내일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 잠정치가 부정적이라면 1,900선 방어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중국 시장이 불안하기에 중국 정부도 위안화 약세를 더 용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의 경기 안정책이 나온다면 우리 증시도 어느 정도 변동성이 완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은 이날 2천689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는 지난달 15일(3천526억원 순매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92억원, 1천826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여 전체적으로 666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1.33%)과 음식료품(0.35%)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증권(-3.15%), 운수창고(-2.14%), 비금속광물(-2.07%), 철강·금속(-1.93%), 은행(-1.92%) 등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1.02%)를 비롯해 한국전력(-0.98%), 현대차(-1.79%), 삼성물산(-0.69%), 아모레퍼시픽(-1.68%), SK하이닉스(-1.79%), LG화학(-4.44%) 등 대부분이 내렸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서는 네이버(4.65%)와 현대모비스(1.07%)만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7.61포인트(1.11%) 내린 679.66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0.23포인트(0.03%) 오른 687.50으로 출발한 뒤 강보합 흐름을 유지하다가 역시 중국 증시 폭락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코넥스시장에서는 72개 종목의 거래가 체결됐고 거래대금은 약 19억원 수준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2.7원 오른 1,200.6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선을 넘은 것도 지난해 9월8일(종가 1,200.9원) 이후 4개월 만이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