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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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연초부터 중국발(發) 암초에 부딪쳤다. 코스피지수의 조정 신호 중 하나로 지목된 '위안화 약세'가 큰 폭으로 진행되서다.

단기적으로 떠오른 '증시 구원자'는 중국 내 외환보유고 현황 발표(7일)다. 컨센서스(시장 기대치) 수준으로 나타난다면 위안화는 물론 원화 역시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무역지표(13일)도 반드시 짚어야 할 경제지표다.

중장기로는 1분기(1~3월) 중 열릴 지방·전국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 선강퉁(선전·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을 통한 자금 유입, 중앙정부의 재정지출, 2분기(4~6월) 중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투·융자 업무 역시 기다려 볼 만한 구원자다.

◆ 위안화 약세 시기와 한국 증시…향후 움직임은?
증시의 내리막 신호 '위안화 약세'…고삐 조일 구원자?
국내 증시는 그간 위안화의 약세 시기에 조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화의 가파른 약세는 신흥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확' 준다. 글로벌 경제에서 막대한 원자재 수요자인 중국의 경기에 불확실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퀀트전략 연구원은 6일 "중국 경기가 둔화 국면에 접어든 2012년부터 위안화의 약세는 안전자산 선호 흐름과 같은 시기에 진행된 적이 많았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외 위안화(CNH)와 위안화 현물(CNY) 스프레드(금리차)가 예전과 다른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데 중국 당국의 위안화 약세 의도를 시장이 미리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지난 달부터 달러 대비 위안화의 약세 압력을 예상했었다. 정부가 오는 10월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언급하면서 일정 수준 약세를 허용하는 정책 스탠스를 밟은 탓이다.

하나금융투자 중국담당 애널리스트는 오는 3월을 고비로 위안화 약세 압력이 진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분간 위안화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이후 위안화 환율 전망치를 내놓은 글로벌 투자은행(IB) 38곳의 2016년 위안·달러 전망치의 평균은 6.58 위안, 전체 상위 75%의 평균은 6.65위안이다.

6일 현재 위안화 기준환율은 전날보다 0.0145 위안(0.22%) 높은 달러당 6.5314 위안으로 고시됐다. 이로써 위안화의 가치는 2011년 4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역내외 스프레드 격차는 역대 최고치로 전해졌다.

◆ "위안화 속도에 대응해야 할 시기"…고삐 잡을 구원자들 찾아보니

단기적으로 위안화의 약세의 고삐를 조일 수 있는 구원자로는 외환보유고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마켓 애널리스트는 "환율의 움직임과 연관성이 높은 외환보유고와 무역지표가 각각 7일과 13일 발표될 예정"이라며 "무엇보다 외환보유고의 감소 속도와 위안화 환율은 상당히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컨센서스상 12월 외환 보유고는 전월 대비 233억 달러 가량 줄어 11월의 감소분(872억 달러)에 비해 그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중국 내 12월 외환보유고가 소폭 줄어든다면 단기적으로 위안화의 약세 속도도 둔화될 수 있다는 게 조 연구원의 판단이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도 "역외-역내 위안화 스프레드의 확대는 외환보유고 감소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가 있지만 이보다 더 큰 유출로 외환보유고가 무너진다면 문제는 심각해 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한 이유는 중국이 여전히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쓸 카드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실제로 간접적인 방법이지만 일부 외국계 은행에 대한 매매 제한, 개인의 환전 한도에 대한 단속을 강화시키는 등 환율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조 연구원은 "환율 스프레드가 최고 수준에 도달하면서 전일 인민은행이 외환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는 소식도 등장하고 있어 정부의 속도 조절 의지가 커질 수 있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선강퉁 도입을 통한 증시로 자금 유입 가능성,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 우려 완화, 10월 SDR 편입 이슈 등이 위안화의 약세 속도를 줄일 수 있는 구원자로 기대되고 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