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중국 증시를 패닉 장세로 몰고 간 것은 사상 처음 시행된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5일 CNBC와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전날 처음 가동된 주식시장의 서킷 브레이커가 스스로 문제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서킷 브레이커는 주식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1월 1일부터 도입됐다.

이는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가 전 거래일 종가대비 ±5% 이상 변동성을 보이면 주식 거래를 15분간 중단시키는 제도다.

또 장 마감 15분 전인 오후 2시45분 이후 지수가 5% 이상 급등락하는 경우나 장중에 7% 이상 등락하면 이후 거래는 완전히 중단된다.

현지시간으로 전날 오후 1시13분께 CSI300 지수가 장중 5.05% 하락하면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같은 시각 4.96% 하락한 3,363.52를 기록했으며 이후 거래는 일시 중단됐다.

이후 15분 뒤인 1시28분경 거래가 재개됐으나 6분 뒤인 1시34분경에 CSI300지수가 7% 이상 하락하며 이후 주식거래는 완전히 중단됐다.

당시 상하이종합지수는 6.85% 하락한 3,296.66이었다.

전문가들은 1차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후 투자자들이 거래가 완전히 중단되기 전에 시장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주식을 던지면서 매물 폭탄이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션완홍위안증권의 윌리엄 웡 주식 트레이딩 부장은 "서킷 브레이커가 1차로 발동된 동안 시장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공포에 투매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창안 펀드 매니지먼트의 루안 샤오페이 매니저는 "서킷 브레이커가 일단 발동되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힌다"라며 "이러한 구조는 시장의 유동성을 제한하며, 동시에 주가를 더 빠르고 더 쉽게 등락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CNBC는 전날 발표된 작년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긴 했지만, 비제조업 PMI는 오히려 호조를 보였다며 이를 전날 급락의 근본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대주주 매각 제한이 이번 주 해제되는 문제도 주로 소형주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CNBC는 설명했다.

교통은행의 하오 홍 매니저는 "서킷 브레이커 시스템은 투자자들이 다른 이들보다 먼저 시장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불안감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악순환을 초래한다"라고 지적했다.

전날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의 1,200개(전체 42%) 종목 이상이 가격 제한폭인 10%까지 떨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윤영숙 기자 ys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