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돈 좀 벌어봅시다] 예·적금만 고집하는 '새가슴' 도 하락장엔 ELS 찾는다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은 일과 시간에 금융회사를 찾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가입하는 ‘만만한 상품’이다.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지수가 반토막만 나지 않으면 연 6~7%의 이익을 준다”는 설명은 재테크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펀드처럼 수익률을 수시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6개월에 한 번 돌아오는 조기상환 평가일에 ‘새 식구(수익)’가 얼마나 들어왔는지 확인하면 된다.

하락장을 기다리는 ELS 투자

요즘처럼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조정받는 국면에서는 ELS의 매력이 더 커진다. ELS에 투자할 때 눈여겨봐야 할 항목은 ‘녹인(knock-in)’이다. 녹인은 원금을 까먹지 않는 마지노선으로 보통 45~60 사이의 숫자로 표시한다. 예를 들어 녹인이 50이라면 계약 시점과 비교해 지수가 50% 선 위에 있어야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200지수가 200일 때 ELS에 가입했다면 50%인 100까지가 안전선인 셈이다.

녹인을 피하려면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주요 지수가 낮을 때 투자하는 게 좋다. 지수형 ELS의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지수 중 가장 변동성이 심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예로 들어보자. 이 지수의 4일 종가는 9311.18이다. 새해 첫 거래일부터 중국 본토 증시가 급락한 여파로 약세에 머물렀다. 녹인 50 ELS를 4일 종가를 기준으로 가입하면 원금을 지키기 위한 마지노선은 4655.19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HSCEI가 급락한 2008년 10월27일(4990.08)과 비교해도 300포인트 이상 여유가 있다.

지난해 고점(2015년 6월1일 14,299.45)에 ELS에 가입한 투자자의 녹인선이 7000 이상임을 감안하면 투자 여건이 훨씬 더 좋아졌음을 알 수 있다. 예·적금만 고집하는 ‘새가슴’ 투자자도 지수 조정기에는 ELS 투자에 나서는 이유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급락기엔 ELS만큼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대폭락장이 올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지수형 ELS 투자자도 손실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정도의 극단적인 위험은 모든 주식·채권 투자자가 감수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원금 손실은 안 된다는 투자자는 예·적금 중심으로 운용해야 한다.

초보자가 주의해야 할 점

ELS를 고를 땐 ‘95-95-90-90-85-85’와 같은 6개 숫자 조합으로 이뤄진 조기상환 조건을 살펴야 한다. 첫 번째 숫자 95는 6개월이 지났을 때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가입 시점 대비 95% 이상이면(지수 하락률이 5% 미만이면) 원리금을 되돌려준다는 의미다. 한 개의 기초자산이라도 이 조건에 미달하면 6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ELS 초보자가 조심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금융회사다. 같은 조건의 상품이라도 판매처에 따라 연 2~3%의 수익률 차이가 난다. 바가지를 쓰지 않으려면 상품 조건을 꼼꼼히 비교하는 수밖에 없다.

■ ELS(주가연계증권)

equity-linked securities. S&P500과 같은 지수나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파생상품.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지수가 계약 시점보다 40~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이자를 주는 ‘스텝다운형’이 일반적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