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우: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우: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금융 산업 전반에 큰 변화와 도전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헤쳐가기 위한 무기로 '고객 중심'을 꼽았다.

증권사 본연의 기능인 자본 시장 첨병 역할과 고객 부를 늘리는 길만이 거센 변화를 딛고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자 지름길이라는 게 CEO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4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는 미국 금리 인상이 가져올 후폭풍과 저유가에 따른 각국 경제의 불균형으로 많은 도전이 예상된다"며 "중국 경제도 수출에서 내수소비 중심으로의 변화에 따른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변화를 정확하게 관찰하고 투자해야 한다며 모든 의사 결정 과정에 고객과 주주가치 중심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자산을 고객들이 알아서 배분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투자회사로서 직무유기"라며 "절대수익, 대체투자, 글로벌채권, 글로벌자산배분을 통해서 고객 동맹의 원칙 하에 미래에셋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센터원 빌딩에 1000평 규모의 글로벌 트레이딩룸을 만들고 지점에선 강력한 글로벌 리서치로 지원하겠다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시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회사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해 '착한 증권사'가 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과 핀테크로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투명하지 못한 사업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금융 변화와 투자자 요구에 둔감한 기업은 경쟁에서 뒤쳐지고 착한 기업이 성공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고객 관점, 고객 우선의 영업 모델, 영업 행태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객들이 수많은 금융 회사 중 어디를 선택하느냐는, 결국 회사 중심에서 제공하던 서비스를 얼마나 고객 관점으로 바꾸고 고객 요구를 충족하느지에 달렸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자산관리(WM) 영업 직원은 고객 수익률에 집중하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며 "대 기관 영업에서는 연기금, 운용사, 일반 법인 등 기관 특성에 맞춰 전문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해 회사 구성원 스스로 최고의 '금융 전문가'가 되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역량 강화에 힘써 구성원 각자가 전문가가 되는 것이 회사 발전과 고객,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지름길이라는 설명이다.

장승철 하나금융투자 사장도 "향후 금융투자업계에서의 사활은 고객 수익률에서 결판난다"며 "회사의 모든 노력을 고객 수익률 증대와 고객 수 증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프라이빗투자은행(PIB) 부문에서는 고객의 모든 포트폴리오에 리서치 추천 종목을 30% 이상 편입하고, '중국 1등주'의 뒤를 이을 해외 상품 개발과 출시를 서두르겠다는 계획이다.

장 사장은 "고객 수익률이 좋아지면 고객 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며 "성취와 가치를 위해 근무하고 회사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