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원정 삼성증권 IB본부장,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유근직 잇츠스킨 대표이사, 장재옥 잇츠스킨 경영지원본부장, 홍성국 대우증권 대표이사, 김진규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사진=한국거래소)
왼쪽부터 신원정 삼성증권 IB본부장,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유근직 잇츠스킨 대표이사, 장재옥 잇츠스킨 경영지원본부장, 홍성국 대우증권 대표이사, 김진규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사진=한국거래소)
올해 마지막 'IPO 대어' 잇츠스킨이 증시에 상장한 첫날 쓴맛을 맛봤다.

개장 초반부터 급락한 주가는 공모가(17만원)를 밑돌아 장을 마쳤다. 장외시장을 찾아가 증권사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만틈 시장참여자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대박'이 아닌 '본전 찾기'도 버거운 분위기다.

화장품 제조사인 잇츠스킨은 28일 시초가보다 2만원(11.63%) 내린 15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잇츠스킨의 시초가는 공모가인 17만원보다 1.17% 오른 17만2000원으로 시작했다.

잇츠스킨은 상장 직전까지 가장 '뜨거운 IPO주'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을 비롯해 유안타증권 등이 이 회사에 대한 투자유치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은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샀다. 이 중 200억원은 신탁상품을 만들어 개인에게 판매했고, 나머지 800억원은 대규모로 기관투자가들에게 팔았다. 유안타증권과 동양자산운용 등도 잇츠스킨의 주식을 약 100억원 어치 사들여, 다시 고객에게 판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비상장기업 투자에 뛰어들자 시장의 반응도 뜨거워졌다. 메리츠증권의 개인 고객들은 불과 30여분 만에 200억원 어치 준비된 잇츠스킨의 주식 신탁상품을 전부 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잇츠스킨 주식 매입단가는 주당 15만5000원. 메리츠증권이 다시 재판매한 단가는 공모가인 17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증시 입성 이후 잇츠스킨의 주가가 공모가 이상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았다.

잇츠스킨은 하지만 상장 첫날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놨다. 장중 내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한 채 장중 한때 15만원이 붕괴될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이건재 유화증권 연구원은 "잇츠스킨의 중국시장 판매 채널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데 따른 시장 내 우려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게다가 폐장을 앞두고 유동성까지 제한되면서 주가가 힘을 내지 못하고 급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상장 전 주식 매입으로 소위 '대박'을 노린 일부 투자자들의 기대가 무너진 셈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국내 증시에서 기존 굴뚝산업들이 성장동력을 잃고 있는 가운데 비상장기업들이 상장 이후 급등해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열기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다수의 기업들이 상장 이후 실망스러운 실적과 주가 흐름을 기록한 사실을 떠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그간 지나치게 고(高)평가된 비상장 주식투자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