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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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수급환경 긍정적 판단 어려워…중동계 자금유출 지속"
中 경기둔화+브라질 등 취약 신흥국 리스크도 우려


올해 내내 증시를 지배해온 불확실성(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사라졌지만 이른바 '안도 랠리'를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전망이다. 미국발(發) 금리 패러다임에 대한 금융시장의 적응 기간이 필요한 데다 저유가 공포 그리고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 악재 변수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17일 코스피는 오전 11시2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5.69포인트(0.29%) 오른 1975.09에 거래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이후 불확실성으로 자리 잡았던 금리인상이 단행되면서 1980선에서 상승폭을 키웠다. 그러나 이내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발목이 잡혔다. 외국인이 12거래일 연속 '셀 코리아'를 외치면서 1970선으로 밀려난 것.

9년 반 만에 단행된 미국의 금리인상 소식에 글로벌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외국인은 귀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 금리인상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외국인이 돌아올 환경은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3800억달러에 이른다"며 "최근 산유국계의 주식 순매도 흐름이 지속되는 등 연말 수급 환경을 긍정적으로만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염 연구원은 특히 유가 약세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중동계 자금의 유출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중동계 자금은 지난 2005년부터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최근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지속적인 순매도를 보이기 시작했고 10년 만에 누적 순매수 금액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저유가의 공포는 일부 산유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으로까지 번지며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함께 유가 약세가 1년여간 이어지면서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의 재정은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제 유가가 이미 큰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산유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바닥에 대한 확신은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가 급락은 금속, 철강,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최대 자원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우려가 지속되는 점도 악순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7%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더해지면 자본 유출 우려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뿐 아니라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경제가 취약한 신흥국가들을 중심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변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월 기준금리 결정 후 "미국의 금리인상 자체가 걱정된다기 보다 취약 신흥국의 금융 불안 확대가 가장 큰 리스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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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