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2900억 소송 사건…법원, 5년 만에 배상 권고
마켓인사이트 11월10일 오후 4시55분

5년 전 이른바 ‘11·11 옵션쇼크’를 일으킨 도이치증권에 손해배상을 권고하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한국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10분 만에 28조원이나 날아갈 정도로 엄청난 충격파를 몰고 온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이 민사상 책임을 묻는 취지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제10민사부(부장판사 이은희)는 10일 현대와이즈에셋자산운용과 예금보험공사, 하나금융투자가 독일 도이치은행 본사와 한국 도이치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화해권고 결정은 정식 판결이 아닌 일종의 법원 조정절차다. 화해권고 결정문을 받고 양측이 2주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결정이 확정돼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양측이 화해권고를 거부하면 정식 판결 절차를 진행한다.

현대와이즈에셋자산운용은 2011년 2월 도이치증권 등을 상대로 “도이치 측의 시세조종으로 손실을 입었다”며 898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통상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이 청구액의 50% 선임을 고려하면 도이치가 결정을 받아들일 경우 이 건에서만 400억원 이상을 배상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들이 도이치에 청구한 손해배상 규모는 약 2900억원으로 알려졌다.

앞서 같은 법원 제31민사부(부장판사 오영준)도 지난 6일 KB손해보험 등 5개 보험사가 도이치증권 등을 상대로 낸 346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에서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각기 다른 재판부가 연이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 11·11 옵션쇼크

2010년 11월11일 발생한 도이치증권의 대규모 시세조종 의혹 사건. 도이치증권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마감 10분 전 프로그램 매도를 통해 2조4400억원어치의 주식을 처분했다. 이로 인해 국내외 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입었다. 도이치증권은 사전에 풋옵션을 매입해 448억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임도원/김인선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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