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연시장 1위 업체인 고려아연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2조3361억원, 영업이익 3652억원, 순이익 2857억원을 올렸다. 작년보다 매출은 2.41%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8.33%, 22.32% 증가한 것이다. 향후 주가흐름에 대해 증권가는 대체로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성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신중론도 없지 않지만 달러 강세로 인한 수출액 증가 효과가 충분히 상쇄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고려아연, 경쟁사 감산·환율 호재…목표가 60만원 넘어
○주가 올 들어 26% 상승

1974년에 설립된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납), 금, 은, 동 등 비철금속을 제작해 판매하는 국내 1위 제련회사다. 주력 제품인 아연은 철강업체들이 부식방지 작업에 사용하는 필수 원료로, 고려아연이 국내 시장점유율 85%(올해 상반기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제련과정에서 나오는 은도 국내 시장점유율 25%를 차지하고 있다. 주력제품의 시장 지배적 지위와 영업이익률 증가 덕에 고려아연 주가는 올 들어 지난 8일(종가 50만8000원)까지 25.9% 상승했다.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외국인 매도세다. 올 들어 외국인은 13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나오면서다. 실제 국제 아연값은 1년 전보다 22%가량 하락했으며 지난 9월 말에는 최근 6년간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아연생산 업체인 글렌코어가 지난 9일 연간 아연생산량을 50만t, 연 생산량을 10만t 각각 줄이기로 발표한 것이 고려아연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렌코어의 감산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아연과 연의 가격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목표주가 60만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고배당주 매력도 부각

원자재값 하락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이 원화 기준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달러가치가 10% 상승하면 회사의 영업이익 증가액은 연간 200억여원에 달한다. 올해 원·달러 평균환율은 1139원으로 지난해(1053원)보다 8.17% 상승했다. 고려아연 IR팀 관계자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들었음에도 수익률이 높아진 것은 ‘환율효과’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환노출 위험회피(헤지)를 위해 올 상반기에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으로 평가이익을 낸 것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외국인과 달리 기관이 올 들어 2722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이유다.

고려아연은 공장 증설도 앞두고 있다. 2013년 6월부터 짓기 시작해 올 연말에 완공되는 울산의 제2비철단지는 내년부터 연간 연 13만t, 은 829t을 추가 생산할 예정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금속 가격 움직임이 서로 상쇄효과가 있어 외부 변수에 큰 영향을 받지않는 데다 공장 추가 증설로 매출 증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65만원으로 14%가량 올려잡았다.

고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주당 6500원씩 총 1148억8300만원을 현금배당해 이익의 22.91%를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