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조선 및 건설업 등 수주산업에 대해 핵심적인 재무정보를 투자자에게 고지토록 하는 ‘핵심감사제(KAM)’를 내년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우조선해양처럼 대규모 부실이 나중에 드러나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지만 세계적으로 도입한 국가가 몇 곳 없는 까다로운 감사제도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에 조선 및 건설사에 KAM을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제고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2018년부터는 전체 상장사에 적용할 계획이다.

1933년 미국 증권법이 제정된 이후 80년 넘게 써오던 ‘단문형’ 감사의견 체계가 ‘장문형’으로 바뀌는 것으로, ‘신(新)국제감사기준’이라고 불릴 만큼 큰 변화라는 평가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2012년 도입한 국제회계기준(IFRS) 이상의 파장을 낳을 수 있는 파격적인 제도”라고 설명했다.

■ 핵심감사제(KAM)

key audit matters. 외부감사인이 기업의 회계감사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거나 위험하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 서술하는 제도. 회계업계에서는 ‘중요 감사사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