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감소했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입국자 수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그간 움츠러들었던 화장품주와 여행주, 카지노주 등이 반등할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인 입국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32.3% 감소한 51만3천275명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였던 48만명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감소폭이 커 보이지만 지난해 8월이 중국인 방문객이 역대 가장 많았던 달이라는 점, 중국인이 월 50만명 이상 들어왔던 적이 총 14차례에 그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유커 관광객의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달부터는 전년 대비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1~14일) 한국을 찾은 중국 국적자는 30만3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만9천명보다 4.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10월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에는 중국 관광객의 방문 및 소비가 완전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이와 관련, 교보증권은 "메르스의 부정적 영향이 끝나가는 단계로, 4분기는 메르스 사태 이전의 중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커의 회복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지만, 그간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와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강도 높은 조정을 받은 업체들의 주가는 여전히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어 이들 종목에 다시 주목을 해볼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중국 소비주'로 분류되는 화장품주와 면세점주, 여행주, 카지노주 등은 메르스 영향으로 6~7월 고점 대비 30%가량의 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화장품 대표주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7월2일 44만5천원에서 지난 8일 기준 32만500원까지 미끄럼틀을 탔다.

정유석·서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결국 중국인 관광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해 있는 현 시점은 관련 업종 및 종목을 매수하기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

이들은 "유커들은 계속해서 화장품을 사들일 것이며, 화장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생산하는 생활용품으로까지 구매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카지노 업체의 투자심리 회복에도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커 수혜주로는 LG생활건강[01900]과 GKL을 제시했다.

송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단기 실적 우려와 중국 경기 둔화 영향에 따른 조정이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화장품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변경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점의 중국인 매출액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호텔신라를 비롯한 면세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