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국내증시, 美 금리동결 강한 후유증…도피처는?
국내 증시가 미국 금리동결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금리동결에 따른 안도감 영향은 하루에 그쳤고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연일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이 결정되는 시기까지 코스피가 제한적인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봤다. 당분간은 도피처로 피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21일 오전 11시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9.36포인트(1.47%) 내린 1966.59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8일 금리동결 결정 이후 0.98% 상승했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외국인이 금리동결의 배경인 경기둔화 우려에 집중하며 4거래일 만에 1256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는 탓이다.

손흥익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동결 이후 세계 투자심리가 경기 우려 등으로 오히려 위축됐다"며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증시가 하락함에 따라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금리동결 후유증에 급락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74%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61%와 1.36% 하락했다.

경기 우려에 따른 변동성 장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또 다시 불확실해진데다, 중국 경제 전망 역시 밝지 않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상반기 7%에서 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경기 불안 우려로 외국 자본의 중국 이탈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외국자본 유출입의 척도로 여겨지는 외평기금 잔고는 지난 7월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고로 감소한데 이어, 8월에는 중국 인민은행이 관련 자료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차지운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중소형 배당주(株)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변동성 장세에서 믿을 것은 안전한 배당주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달 7일부터 2주 간 코스닥 지수는 18.4% 하락했다. 같은 기간 네오티스 진로발효 서원인텍 이씨에스 정상제이엘에스 율촌화학 텔코웨어 등 중소형 배당주 7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10.4% 하락해 낙폭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고배당을 유도하는 정부정책이 올해부터 적용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정부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시행한다.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고배당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의 투자, 임금증가, 배당 등이 당기순이익의 일정액에 못 미칠 때 10%를 추가로 과세하는 정책이다.

이미 국내 주요 연기금은 배당주 투자에 최소 1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연말까지 1조2000억원을, 우정사업본부는 1600억원을 배당주에 투자한다.

차 연구원은 최근 3년간의 고배당주 중 향후 이익이 늘어날 6개 종목을 꼽았다. 이익 성장과 배당성향 확대는 가정이므로, 당분간은 확실한 고배당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기준 현금 배당 수익률이 3% 이상인 종목과 3년 평균 현금 배당수익률 4% 이상의 종목들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이 중소형 배당주였다"고 했다.

중소형 배당주 최선호주로 텔코웨어와 정상제이엘에스를 제시했다. 관심 종목으로는 율촌화학 네오티스 이씨에스 진로발효 등을 꼽았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