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긴급 점검회의
"달러 충분히 확보하라"
신흥국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심화하면서 외화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들에 불필요한 외화대출을 자제하도록 하는 등 미국 달러를 충분히 확보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국내 은행들은 달러 보유량이 충분한 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조달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 외화유동성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5일 5개 시중은행 자금담당 부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양현근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 자리에서 “중국 리스크로 인한 신흥국 환율 급등과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달 들어 한국의 외화 조달금리가 전달보다 0.1~0.2%포인트 상승했다”며 “대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유사시에는 외환부문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외화 유동성이 안정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요 외환건전성 지표인 외화유동성비율이 지난 20일 현재 106.4%에 달하기 때문이다. 잔존만기 3개월 기준으로 외화 자산이 외화 부채를 웃돈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이 기준이 85% 이하일 때 관리에 나선다. 최근 금감원이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서 달러화가 유입되지 않고 나가기만 하는 상황이 이어져도 3개월가량 버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감원은 외국인 자금 이탈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놓고 있다. 외화자산을 우량 국고채 등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상품 중심으로 운용하도록 하고, 외화유동성 비율이 85% 밑으로 떨어진 은행에 대해선 이를 끌어올리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임종룡 위원장과 금감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시장동향 점검회의를 열었다. 임 위원장은 “대외불안요인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관계기관 합동 금융시장동향 점검회의를 계속 열겠다”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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