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경제쇼크'

정부, 합동점검대책반 24시간 가동

메르스 충격 벗어나는 시점서 전방위 악재
국가부도위험지수 2년3개월 만에 최고

정부, 시나리오별 3단계 비상대책 마련키로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북한 포격 도발이 겹치며 국내 증시가 패닉 장세를 연출한 21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북한 포격 도발이 겹치며 국내 증시가 패닉 장세를 연출한 21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저성장 탈출을 꾀하던 한국 경제가 순식간에 ‘시계(視界) 제로’의 안갯속에 빠져들고 있다. 금리 인상을 앞둔 미국과 위안화 절하에 나선 중국 등 이른바 ‘주요 2개국(G2)’ 사이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고질적인 불안 요인인 북한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다. 대내적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는 시점에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지자 경제 주체들의 불안 심리는 가중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시장이 과도하게 불안해하고 있다면서도 합동점검대책반을 가동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나리오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내수 최악인데 'G2 리스크'에 북한 포격까지…경제 '시계 제로'

북한 변수에 불확실성 증폭

21일 한국 금융시장 충격은 그동안 잠재된 ‘G2 리스크’가 재부각된 데다 지정학적 위험 요인까지 겹친 측면이 컸다.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던 미국 금리 인상 이슈가 다시 불거졌고 중국의 3일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더해졌다.

이달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일단락된 직후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발(發) 불확실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이다.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이 동반 급락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

김윤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급락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졌다”며 “한국뿐 아니라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산가격이 급등락하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G2 리스크’는 지난 2분기 성장률을 0.3%로 묶었던 ‘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 내수 진작을 꾀하던 시점에서 터졌다. 경제 주체들은 저유가·저금리 등 덕택에 올 들어 소득이 다소 늘었음에도 지갑을 열지 않고 있어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었다. 게다가 청년 고용과 직결되는 노동시장 구조개혁도 정부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기재부 경제정책국 관계자는 “내주 경제장관회의에서 내수진작 대책 발표를 앞두고 대외 악재가 잇달아 터져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의 20일 포격 도발은 대외적인 ‘G2 리스크’와 대내적인 더딘 성장에 따른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불안 심리는 가중됐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울고 싶던 차에 뺨 맞은 격’으로 G2 리스크로 불안을 느끼던 투자자들이 북한 위험까지 터지자 이를 핑계로 매도 규모를 늘리면서 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부, “비상계획 준비 단계”

정부는 이날 오전 주형환 기재부 제1차관 주재의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불안감 차단에 나섰다. 주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쳤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미국 및 중국발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인 만큼 ‘합동점검대책반’(반장 정은보 차관보)을 구성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 차관은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하거나 북한 리스크가 확대되면 관계부처 합동으로 24시간 점검 체계로 전환하고 적절한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 외신, 신용평가사 등에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등 투자심리 안정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별 ‘컨틴전시 플랜’도 세밀하게 마련하기로 했다. 기재부 국제금융국 관계자는 “대외 변수가 종전과 달라진 만큼 3단계로 구성되는 컨틴전시 플랜을 시나리오에 따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며 “아직 1단계로 진입할 만큼 심각한 단계는 아니지만 경각심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관련 기관들도 별도의 대책 회의를 여는 등 시장 점검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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