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외국인 자금이 한국과 주요 신흥국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8월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대만(7억4160만달러 순유출)과 태국(2억9590만달러), 인도(7200만달러) 등 주요 신흥국에 비해 많은 매물이 쏟아졌다.

외국인 자금 이탈 움직임은 중국 인민은행이 기습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절하한 뒤 한층 더 거세졌다.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약세로, 달러화는 강세로 반전하자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은 달러를 현지 통화로 바꿔 주식에 투자하는데 달러 강세 시기엔 환차손을 입게 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을 전제로 외국인 자금이 2조~3조원가량 더 빠져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외국인들은 긴 사이클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데 많이 팔 때는 6조원 안팎의 주식을 순매도한다”며 “9월에 갑작스럽게 금리 인상을 발표한다고 전제하면 지금까지 팔아치운 물량과 별도로 3조원 가까이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과 산업 연관도가 높은 중국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외면하는 이유로 꼽혔다. 외국인 투자자 중 상당수는 중국과 한국을 ‘세트 메뉴’로 간주해 중국 증시가 흔들릴 때 한국 주식을 함께 처분한다.

김영일 대신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중국 증시에서 뚜렷한 반등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 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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