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평가절하에 다양한 해석
미국 금리인상 일정에 영향 적을듯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 '10대 궁금증'

세 차례에 걸쳐 긴박하게 진행됐던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가 일단락됐다. 이번 조치로 세계 주가가 평균 5% 정도 급락한 점을 감안하면 중국 경제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가를 알 수 있다. 이번 조치가 왜, 굳이 이 시기에 단행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첫째, ‘기습 조치’냐 ‘조기 조치’냐에 대한 의문이다. 사전 예고됐다면 기습 조치는 아니다. 대부분 기습 조치로 보고 있으나 한 달 전 중국 국무원이 위안화 하루 변동폭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이미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시기와 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왔다. 기습 조치보다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 추진했다는 점에서 조기 조치로 봐야 한다.

둘째, ‘위안화 가치 하락’과 ‘위안화 평가 절하’ 중 어느 용어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특정국 통화가치 결정방식이 자유변동환율제면 ‘가치 하락’, 관리변동환율제면 ‘평가절하’로 사용해야 한다. 중국은 2005년 7월 고정환율제를 포기한 이후 관리변동제를 유지해 오면서 하루 변동폭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평가절하’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 '10대 궁금증'

셋째, 목적에 대한 궁금증이다. ‘수출 진흥을 통한 경기부양’과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이 표면에 드러난 목적들이다. 중국 정부는 후자를 부각시키고 있으나 전자의 목적이 더 강하다. 위안화의 SDR 편입도 경기가 받쳐주지 못하면 설령 편입된다 하더라도 국제 위상을 높이는 궁극적인 목표는 달성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넷째,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방아쇠를 먼저 당기면 다른 국가에 피해를, 나중에 당기면 방어적 조치로 봐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이 선도적으로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는 속에 위안화 가치는 소폭이나마 절상돼 왔다. 방어적 성격이 짙다. 환율구조모형, 수출채산성 모델 등으로 추정한 위안화 적정 수준도 6.5위안 선으로 나온다. 고평가된 위안화 가치를 시정하려는 의도도 강하다.

다섯째, ‘세계 단일통화’ 도입에 대한 의문이다. 선도적이든 방어적이든 각국이 자국 통화 가치 약세(평가절하)를 유도함에 따라 세계경제 안정 차원에서 세계 단일통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0년 이후 금본위제, 달러라이제이션(달러사용 범위 확대), 테라(‘지구’라는 의미의 제3통화) 등이 논의돼 왔다. 금본위제와 테라는 금과 원자재값 급락, 달러라이제이션은 중국 등의 반대로 도입 가능성이 희박하다.

여섯째, ‘슈퍼 달러화 시대’가 올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이 시각에 대한 공감대는 의외로 두텁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견돼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마저 평가절하됐기 때문이다. 관건은 미국 경제가 달러 강세 부담을 견뎌낼 것인가 여부다. 올해 2분기 성장률은 2.3%로 잠재 수준(3%)을 밑돌고 질적 고용지표도 미흡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대가 지속되고 있다. 무역적자도 재확대 추세다. 슈퍼 달러화 시대가 온다면 성장, 물가, 고용, 국제수지 등 미국의 4대 거시목표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다.

일곱째, ‘미국 금리인상이 연기’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은 ‘예고된 지침(directive)’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전통이다.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시장과의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 Fed 의장과 부의장인 재닛 옐런과 스탠리 피셔 체제에서 통화정책 지침은 경제지표 방식이다. 이번 조치로 미국 경제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위안화 평가절하만으로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덟째, 위안화 국제화 과제, 특히 ‘위안화의 SDR 편입’이 연기되지 않느냐는 의문이다. 중국은 변함이 없다. 다른 국가와 결부되지 않는 위안화 국제화 과제는 일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위안화 SDR 편입은 IMF 내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의 태도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변수가 많다.

아홉째, 우리와 관련해 위안화 평가절하에 맞춰 ‘추가 금리인하로 원화 약세를 도모’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2013년 이후 원화 강세가 됐던 것은 금리가 높아서가 아니라 올해도 1000억달러에 육박할 경상수지흑자 때문이다. 대규모 경상수지흑자에 따른 원화 강세 요인을 줄여야 한다. 8월 금융통화회의에서 금리 동결은 바람직한 결정이다.

열째, ‘중국 관련 주식과 금융상품을 모두 팔아야 할지’ 의문이다. 올해 4월까지 브라질 국채를 팔고 중국 본토 주식을 공격적으로 중개했던 특정 국내 증권사가 상하이지수가 3600선 내외로 급락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될 때 팔 것을 권유해 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상하이지수는 3900선을 돌파해 4000선 재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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