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고령화로 닮아가는 소비…일본을 보고 한국을 읽는다

일본은 내수주 투자 '나침반'
대신, 라쿠텐·세븐일레븐 탐방…NH, 유통·로봇기업 돌아봐
하나대투, 일본팀 별도로 꾸려
1인가구 증가로 소비패턴 변화…편의점·간편식 시장 주목해야
'21세기 신사유람단' 보내는 증권사들

일본 현지기업을 직접 찾는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늘고 있다. 경기 회복세에 접어든 일본에서 해외 투자의 방향을 모색하면서 가족 구성 변화 등 점차 일본을 닮아가는 국내 소비시장의 흐름을 읽기 위해서다. 2013년 이후 엔저를 기반으로 한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상승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일본 내수주들의 실적 흐름을 직접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도쿄행 줄잇는 애널리스트들

'21세기 신사유람단' 보내는 증권사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으로 대거 쏠렸던 증권사들의 관심이 최근 일본으로 이동하고 있다.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일본 경제 회복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돼 최근 리서치센터 내 일본팀을 별도로 꾸리면서 현지 경험이 있는 연구원들을 새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는 26일 유정현 유통담당 연구원, 김윤진 엔터·레저담당 연구원과 함께 일본으로 출장을 떠난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라쿠텐,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을 소유한 세븐앤아이홀딩스를 방문하고 가전 양판점 체인인 야마다 덴키, 드러그스토어인 마쓰모토 기요시 등을 찾을 예정이다. 조 센터장은 “저성장, 1인가구 증가, 고령화 등 비슷한 경제구조 속에서 국내 유통시장이 앞서 일본이 경험한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도 이달 말 연구원 4~5명과 함께 일본 유통업체와 로봇산업 등과 관련된 첨단기업을 탐방할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에서는 지난달 김지효 유통담당, 곽진희 유화담당, 이상우 건설담당 연구원이 일본 기업들을 둘러본 뒤 ‘일본 탐방기’ 보고서를 내놓았다.

엔화 약세를 기반으로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가 임금 상승, 소비심리 개선으로 연결되면서 아베노믹스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른 내수기업이 주로 탐방 대상이 됐다.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올해만 34%, 카오는 31%, 마쓰모토 기요시는 91%가량 주가가 뛰었다.

○편의점·간편식 관련주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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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일본이 먼저 경험한 변화들이 한국 내수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편의점과 전문점으로의 무게이동을 꼽았다. 일본에서는 저출산 고령화로 1990년대 후반부터 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 채널의 성장세가 주춤했다. 2000년대 후반엔 아울렛, 복합쇼핑몰이 대안으로 주목받았고 편의점 시장이 일본 백화점 규모를 넘어섰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1인가구 증가로 근거리 소량구매자가 늘었으며 식료품 위주의 편의점뿐 아니라 일용품과 의약품을 판매하는 드러그스토어도 성업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BGF리테일(5,470 +1.11%), GS리테일(41,000 +1.49%)로 대표되는 편의점주와 CJ제일제당(250,500 -0.20%), 오뚜기(541,000 +0.74%) 같은 가정간편식(HMR) 음식료주가 대표적인 관련주로 언급되고 있다. 이 밖에 가전제품 판매 전문점인 롯데하이마트(28,800 -0.35%), 자전거와 여행사업으로 취미생활에 초점을 맞춘 참좋은레져(6,340 -0.16%)도 일본 사례에 비춰봤을 때 실적 전망이 좋은 종목으로 꼽힌다.

윤정현/심은지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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