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공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 미국 재무부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을 두고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때마다 강력하게 비판한 과거의 대응과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 사전 교감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위안화를 처음 평가절하한 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시장환율로의 이행을 위해 또 다른 발걸음을 옮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중국의 환율개혁 노력에 환영할 만한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재무부와 IMF는 중국이 시장환율을 반영해 기준환율을 조정, 보다 유연하고 시장 기반으로 환율이 결정되는 외환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가 위안화 가치가 지난 1년간 경기 둔화 속에서도 미 달러화 대비 14.2% 평가절상된 점을 지적하며 “이번 조치가 시장환율제로의 이행에 부합한다”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중국이 위안화 가치 절하를 놓고 이례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것에 대해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최대한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의 우호적인 태도에 중국 쪽에서도 뭔가 큰 선물을 준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