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다카오 vs 주춤한 네이버 '주가 희비'
주식시장에서 인터넷·모바일 기업 라이벌인 네이버다음카카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모바일메신저 ‘라인’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울상’이다. 반면 공격적으로 각종 신사업을 펼친 다음카카오는 최근 3개월 동안 주가가 26% 넘게 뛰면서 활짝 웃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신사업 성과에 따라 양사 주가 움직임이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1년 신저가 늪에 빠진 네이버

지난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2.91% 하락한 50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1년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50만원 선마저 위협받았다. 2013년 9월 이후 네이버 주가는 한 번도 50만원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네이버의 부진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실적에 대한 실망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오른 7808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11.6% 감소한 167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규모는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2135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믹스라디오를 인수하면서 인건비 부담이 전년 대비 27.3%(1829억원) 늘었고 네이버페이, 라인뮤직 등에 대한 마케팅으로 광고선전비도 39.3%(867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장의 우려를 키운 것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라인의 매출 감소세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2분기 라인 매출(2286억원)이 전 분기 대비 2.6% 줄었는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일시적인 현상인지, 성장성이 훼손된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음카카오는 최근 3개월 주가가 26.39% 뛰었다. 지난 7일(13만2200원)까지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속도를 내고 있는 신규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컸다. 서울 콜택시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넘어선 카카오택시에 카카오톡 채팅방 내에서 바로 검색이 가능한 ‘샵 검색’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카카오가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서비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카카오톡 사용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 2분기 실적에 ‘주목’

두 종목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네이버를 435억원어치 사들였다. 기관은 성장성에 무게를 두고 다음카카오를 39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모두 올해 이익 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7954억원으로 전년 대비 4.91%, 다음카카오는 2086억원으로 18.24% 늘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2분기 네이버 부진이 확인된 뒤 오는 13일 발표될 다음카카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이 실제 수익성으로 연결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평한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서비스 초기 단계라도 수익모델이 확실한지, 글로벌 확장성을 갖췄는지 등 신사업 성과가 두 종목의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