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상장사 65%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국내 기업들이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우울한 2분기 성적표를 내놓자 3분기를 바라보는 눈높이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 기대치마저 하향 조정됨으로써 증시에 악재가 쌓이는 형국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과 지난 28일 기준으로 3분기 실적 추정치가 모두 존재하는 상장사 109곳 가운데 71곳(65%)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한 달 새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으로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7조3천522억원이었으나 한 달 새 7조319억원으로 4.36% 낮아졌다.

시장은 당초 삼성전자가 2분기에 7조1천1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는 이보다 3.01% 낮은 6조9천억원에 그쳤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대규모 손실이 알려짐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종전 826억3천만원에서 451억1천400만원으로 45.40% 하향 조정됐다.

대우조선해양의 여파가 조선업 전반에 대한 우려로 확산된 가운데 현대미포조선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한 달 전보다 33.99% 낮아졌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중공업(-14.73%)과 현대중공업(-3.67%)의 3분기에 대한 기대도 이미 줄줄이 낮춰진 상태다.

중국 수혜주로 잘 나가던 아모레퍼시픽 역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의 여파로 2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새 13.03% 낮아졌다.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는 POSCO(-8.76%)와 LG전자(-7.44%)도 이렇다 할만한 실적 모멘텀을 찾지 못한 가운데 3분기에 대한 기대감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뉴 삼성물산'으로 새 출발을 앞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6.88%, 8.00% 하향 조정됐다.

시장 기대와 달리 2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로템의 3분기 영업이익 하향 조정폭은 59.32%로 109곳 가운데 가장 컸다.

이밖에 파라다이스(-34.86%), 게임빌(-26.45%), 호텔신라(-25.57%), LG이노텍(-20.13%) 등도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새 대폭 낮아졌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면서 하반기 실적개선 모멘텀이 부족해 코스피의 상승 전환에 발목을 잡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지금은 박스권 트레이딩 관점에서의 저가 매수 기회라는 관성적 대응보다는 하반기 변수들에 대한 종합적인 중간 점검의 시간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잠시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전략팀장은 "3분기 들어서도 경제 지표나 기업실적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 대형주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하기 어렵다"며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이분법적 구도보다는 분명한 재료와 근거가 있는 업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형주 중심의 실적 부진 현상을 마냥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 수출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일부에 지나치게 쏠렸던 이익이 분산되고 균형이 맞춰지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단기 실적보다 균형이 맞춰져 가는 과정에 주목하면서 향후 정책 효과나 기업의 투자 결정 등 성장 요인이 더해질 경우 증시가 그 요인에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