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펀드의 '대약진'
공무원연금공단은 최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위탁운용사 명단에서 뺐다. 펀드 수익률이 벤치마크(기준수익률)를 밑도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한국밸류는 ‘가치주 열풍’을 불러일으킨 운용사로 2013년 수익률 랭킹 1위를 질주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소형주 장세로 고전이 시작됐다. 포트폴리오에 담은 대형주들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자산운용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기업의 실적과 자산에 비해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가치주펀드의 퇴조다.

26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소형주펀드(40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7월22일 기준)은 33.05%로 전체 주식형 펀드(인덱스펀드 포함) 수익률(3.69%)보다 아홉 배가량 높다. 이 기간 가치주펀드(87개)의 평균 수익률은 10.70%에 그쳤다.

가치주펀드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기업에 투자하며, 장기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가 선호한다. 반면 중소형주펀드는 신제품 신기술 등을 통해 큰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중소형 성장주에 주로 투자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엔저(低) 심화, 중국 제조업의 추격 등으로 수출 대기업과 전통 제조업종의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미래 성장성을 갖춘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았다. 이로 인해 성장주와 가치주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들의 명암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조재길/허란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