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종 PBR 0.5배…외환위기 후 최저 "JB금융·BNK금융·신한지주 등 매력적"
지난 한 주 국내 증시는 크게 출렁였다.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가시화되고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시장을 대표하던 대형주는 물론 급등하던 바이오 화장품주 주가에도 제동이 걸렸다. 중국과 국내 증시의 하락세는 어느 정도 잠잠해졌지만 하락장에서 곤두박질치는 종목이 속출했다. 그동안 고평가됐던 종목은 여지없이 타격을 입은 반면 자산주를 비롯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가 되지 않는 저평가된 종목들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저PBR주 유망

은행업종 PBR 0.5배…외환위기 후 최저 "JB금융·BNK금융·신한지주 등 매력적"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자산가치가 주가에 비해 높거나 부동산 보유 규모가 큰 종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PBR이 0.5배 안팎인 은행업종이 대표적인 낙폭과대주로 꼽힌다. PBR이 1배 미만인 종목은 갖고 있는 자산에 비해 주가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의 현재 PBR은 0.5배 이하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라며 “수익성이 좋지 않아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도 주가하락폭이 과도하고 배당수익률이 연 2%를 넘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추천 종목으로는 JB금융, BNK금융, 신한지주, 우리은행 등을 꼽았다.

구용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앞으로 이자이익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구조조정 등을 거쳐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라고 했다.

지난주 SK하이닉스와 현대차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에 오른 한국전력도 대표적인 저PBR주로 지목된다. 양대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료비 하락과 신규 원전 및 석탄발전소 가동 등으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며 “8조원대 본사 부지 매각 차익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고 배당금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전력의 PBR은 0.57배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달 들어서만 한국전력을 600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했다.

유안타증권은 휴대폰 케이스 업체인 인탑스를 자산주로 분류해 추천했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탈케이스 매출이 늘고 있고 3분기에 베트남3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라며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말했다.

항공·조선주 반격할까

산업 사이클상 바닥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는 대형주를 주목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시적 악재 탓에 단기간에 주가가 과도하게 빠진 종목의 반등을 기대하는 분석도 있다.

이헌상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는 “그동안 급등한 바이오·헬스케어·화장품주가 추가 상승하길 기대하기보다는 이미 조정을 받은 낙폭과대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유탄으로 낙폭이 컸던 항공주와 그리스 악재의 영향을 받은 조선주, 기간조정이 끝나가는 모바일게임주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상승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기관이 담고 있는 한진중공업과 3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게임빌, 하반기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대우인터내셔널 등이 추천주 목록에 올랐다.

건설주와 증권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네 번의 기준금리 인하와 최근 추가경정예산 결정 등 정부의 경기부양 전략에 따라 건설주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상대적으로 주가가 낮은 건자재와 내수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주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콘텐츠 분야도 반등 가능성이 큰 업종에 이름을 올렸다. 나영호 한경TV 와우넷 파트너는 “주목해야 할 차기 주도주로는 장기간 저평가된 정보기술(IT) 부품업종과 하반기에 신작 게임이 많이 출시될 게임주를 꼽을 수 있다”며 “신규 지문인식 모듈을 출시할 예정인 크루셜텍과 게임업체 웹젠 등이 유망하다”고 했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부진했던 인터넷업종의 반격을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하반기에 엔화 약세가 진정되고 ‘라인’의 게임 종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네이버를 조만간 반등할 가능성이 큰 낙폭과대주로 추천했다. 이민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J E&M은 최근 중국에서 콘텐츠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