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5시
비과세 해외펀드가 연내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해외펀드의 수탁 업무를 외국계 은행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들은 국내 은행이 이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해 수수료 경쟁에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펀드 투자 때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수탁 및 선물환 계약, 환전 등 부대 업무를 SC, 씨티, HSBC,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외국계 은행이 대부분 맡고 있다. 국내 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다. 공·사모를 합한 해외펀드시장은 총 60조원 규모다.

A운용사 관계자는 “과거엔 국내 은행들이 선물환 계약을 많이 취급했지만 외환위기 때 선물환 계약도 부도가 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뒤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며 “비과세 해외펀드가 나오면 관심이 급증할 텐데 이대로라면 외국계 은행의 배만 불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계 은행 사이에서도 수탁 수수료 인하 경쟁이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수익성은 떨어졌다는 게 은행업계의 설명이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환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헤지 거래의 경우 수수료율이 0.01~0.02%에 불과하고 환전거래 비용은 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B운용사 관계자는 “해외펀드 자금을 원스톱 서비스가 불가능한 국내 은행에 맡기면 어차피 이중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펀드 보수가 높아질 수 있다”며 “아직은 국내 은행들의 역량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재길/박한신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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