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추아 템플턴 부사장 "일본 투자비중 줄이고 있다"
“일본 정부의 구조개혁 진행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소폭 축소하고 있지요. ”

앨런 추아 템플턴 글로벌주식운용그룹 선임 부사장(사진)은 25일 인터뷰에서 일본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었다. 엔화 약세에 편승한 주식시장이 단기간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일본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시장을 분석하면서 29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직접 운용하고 있다.

추아 부사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적극적인 양적 완화 정책에 따라 엔화 약세가 촉발됐고 수출 기업들이 상당한 혜택을 봤다”며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채비율이 발목을 잡으면서 일본 내 금리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높아진 부채 비율이 대규모 해외 자금을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을 만들 것이란 논리다. 또 “다양한 경기부양 정책 역시 재정적자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며 “고령화와 경직된 노동법이 기업들의 구조개혁을 어렵게 만드는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추아 부사장은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의 시장 개입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엔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부가 통제 가능한 유일한 수단인 양적 완화를 포기할 수 없는 데다 미·일 간 금리차가 국제시장에서 엔화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어 엔화 약세 현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추아 부사장은 “아베노믹스가 성공하기 위해선 외국인과 여성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노동법 체제를 전면 개편하고 법인세도 고칠 필요가 있다”며 “일본 기업의 70%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현재의 세제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