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국 기금·자산운용대상] 성낙인 서울대 총장 "기금 많아야 장학금 더 주는데…'적립금만 쌓는다' 비판은 잘못"
“흔히 대학 경쟁력을 얘기할 때 미국보다 못하다고 하면서 등록금은 또 유럽보다 비싸다고 비판합니다. 대학은 샌드위치 신세죠.”

성낙인 서울대 총장(사진)은 시상식 직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3622억원의 발전기금을 운용하는 서울대는 ‘기금운용위원회→소위원회→실무위원회’의 3단계 운용 조직을 갖추고, 다양한 자산 배분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교육부장관상인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발전기금을 통해 1050명의 학생에게 약 22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연구비, 시설개선비 등에도 총 584억원의 기금을 집행했다.

성 총장은 “대학 기금이 튼튼해야 그 수익으로 장학금을 늘리고 대학 발전을 위한 투자도 할 수 있다”며 “국회와 언론이 ‘대학이 등록금은 안 내리면서 적립금만 쌓아놓고 있다’고 몰아붙이는 건 몰이해적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저금리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해외채권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며 “금융 전문 변호사도 발전기금재단의 외부 이사로 위촉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와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민간 기금 투자풀’에 대해선 “어느 정도 제도가 안정화되면 서울대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지난해 기부금과 재단 출연액 등을 포함해 972억원의 기금을 모집했다. 하지만 성 총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한국 사회엔 대학에 기부한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며 “지난 3월 신설한 ‘선한인재장학금’이 이런 인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허란/오형주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