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확충→적극 투자→수익률 상승 '선순환'을
정부는 분산투자 확대를 위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대체투자를 장려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결과를 보면 의도한 만큼 해외 투자가 늘지 않았다. 전문인력 확보 등 현실적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국내 투자 비중을 89.1%에서 77.4%로 11.7%포인트 낮췄다. 하지만 늘어난 액수로 따지면 국내 채권 53조4000억원, 국내 주식 47조6000억원, 해외 주식 43조4000억원 등의 순이었다. 5년간 국내 투자 증가액(110조원)이 해외(62조500억원)보다 76%(47조5000억원) 많았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의 투자 인력과 집행 능력이 제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투자 규모를 늘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500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인력은 212명으로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1000명),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389명) 등 글로벌 연기금에 크게 못 미친다. 복지부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국회 승인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인력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 기금 규모는 불어나는 데 비해 운용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투자 대상을 적극 발굴하기가 어렵고 이런 상황이 다시 수익률을 끌어내리는 ‘악순환 고리’를 만든다는 분석이다. 대체투자 실적의 경우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한 허용 범위에 2년째 미달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현행 자산운용 체계를 뜯어고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주문한다. 김용하 한국연금학회장은 “국민연금공단의 보수와 인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해외 연기금, 대형 보험사와 경쟁할 수 있는 ‘대양 속 고래’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100건의 투자 중 한 건만 손실이 나도 책임을 묻는 감사 시스템 때문에 손실을 회피하는 투자를 우선시하는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